서울은 여전히 바쁘고 활기찼다. 지하철 안엔 사람들로 가득했고, 거리마다 분주한 걸음이 넘쳐났다. 나는 광화문 근처를 잠깐 둘러보고, 인사동에 들러 구경도 하고 전통차도 한 잔 마셨다. 조용한 찻집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쉬는 그 시간이 참 좋았다. 점심은 유명한 냉면집에서 먹었다. (요즘 냉면에 꽂혔나보다.) 서울에서 먹는 평양냉면도 역시 깔끔하고 맛있었다. 오후에는 남산 쪽으로 올라가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봤다. 흐릿한 날씨 덕분에 햇볕은 강하지 않았지만, 습한 공기가 여름임을 실감하게 했다. 그래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여전히 크고 복잡하고, 그래서 더 멋있었다. 짧은 하루였지만 마음이 꽉 찬 느낌이다. 역시 가끔은 이렇게 낯선 곳을 걷는 게 참 좋은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집에 돌아오는 길, 피곤했지만 기분은 좋았다.